스마트 450
노랑이~ 나는 꿀벌이라 불렀다.
스마트 카페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재미있는 차로 보여서였다.
그리곤 몇 대의 450을 본 후 결국 이 녀석으로 선택했다.
2007년 영국에서 이삿짐으로 들어와 국내 마지막으로 인증받은 차량이다.
정말 앙증맞은 크기이다.
주유소를 가면 다들 전기차냐고 물어본다...
(전기차가... 주유소에 올 일은 없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엔진이 뒤쪽에 장착되어 있으며 후륜구동 방식이다.
어지간해서는 눈 오는 날은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리 운전 스킬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이미 미끄러워진 도로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다.
한 예로...
새벽에 출근하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눈이 내리기만 하지,,, 아직 쌓이지는 않았다.
다른 차들도 쌩쌩 잘 달린다.
그래도 나는 무서워서 천천히 비상등을 켜고 간다.
전방 80미터 앞에서 신호가 빨간불로 바뀐다.
엔진 브레이크로 3단에서 2단으로,,,
그리고 서서히 1단으로 기어 변속을 한 후
정지선 10미터 앞에서 브레이크를 살포시 밟아준다.
.
.
.
어랏??
나는 분명히 앞을 보고 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건...
옆 차 운전자의 모습이다...
허걱... 차가 돌고 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머릿속이 하얗게~ 하얗게~ 아~ ㅠㅠ
다행히 추돌사고는 없었지만 정말 위험했다.
그래서 눈 오는 날은 운행을 안 하려고 했지만...
그 이후로 오히려 눈길 위에서 뒷 꽁무니가 흔들리는 걸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약간의 브레이크 조작 스킬을 익히면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한적한 회사 진입로에서 드리프트를 하고 있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상징이다.
한동안 눈은 내리지 않았고 그렇게 다시 여름이 왔다.
여름은 내부 고열과의 전쟁이다.
일단 엔진룸과 좌석이 덮개 하나, 철판 한 장으로 분리되어 있어
엔진의 열기가 작은 차량 내부를 휘감아 돈다.
루프가 통 유리로 되어있어 빈약한 가리개로는
끓어오르는 내부 온도를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Sunshade를 직접 만들고
외부 주차 시에는 전면 가리개도 설치했다.
틴팅도 다시 한다.
통풍시트를 설치하니 그나마 엉덩이에 땀은 덜 찬다.
450의 에어컨 성능은 너무 열악하다.
분명 최고 강도로 켰는데도
미니 선풍기를 틀어놓은 것만 같은 기분이다.
설계 시의 문제이다.
불란서는 한국처럼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고
뜨거운 태양을 마주 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녁석의 미션은 SMG이며 세미 오토 방식의 6단 미션이다.
오토라고 해서 클러치 페달만 없을 뿐이지
경사로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수동 차량과 마찬가지로 뒤로 사정없이 밀린다.
배기량은 낮지만 터보가 장착되어 있어
시내주행에서는 깡패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음~ 언제 봐도 앙증맞은 앞모습이다.
큰 맘먹고 질렀던 브라부스 후기형 머플러와 디퓨져~
우렁차기도 중후하기도 한 배기음은 너무 좋았으나 한동안 주머니 사정이 어려웠다는...
운전석 밑에는 앙증맞은 수납공간이 숨어있다.
훗~ 꿀벌 스타일로 깔맞춤
순정 안개들이 맘에 안 들어 아반떼 XD 안개등으로 내가 직접 개조했다.
경차라도 안전장치는 좋은 편이다.
운전석, 조수석 에어백은 기본이고 이 차량은 좌우 사이드 에어백이 있는 모델이었다.
한국에서 수입 경차를 몬다는 것은
어쩌면 국산 중형급 이상 차량을 모는 것과
비슷한 유지비가 든다고 생각한다.
기름값은 연비가 좋아 부담이 없다지만...
일단 수리할 일이 생기면 머리부터 아파온다.
크기는 티코보다 작아 보여도 벤츠 혈통이다...
부품값에서 수입차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순정 정품을 좋아하고 고집하는 나로서도,,,
비품의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마성적인 매력이 있는 녀석이다.
그리고 이베이를 밤새워 뒤져 가격이 저렴한 부품을 주문하곤 했다.
내 곁을 떠나 다른 주인에게 갔다가
또다시 주인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역시 스마트의 외모만을 보고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파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요 녀석의 핸들은 친절하게도 노파 워...ㅠㅠ
적응하기 전까지는,,,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던 기어 변속의 이질감(?)
고속주행 중 횡풍을 만나면 들썩 들썩이는 차체...
어느 순간 차체가 옆 차선에 몸을 반쯤 걸치고 있는...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깜찍한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이 넘쳐나는 차량이다.
다른 차량이 있는데도,,, 매일매일 타고 싶은 재미있는 펀카이다.
특히 3단에서 터보 작동하고 언덕길을 시원하게 오를 때는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비 오는 날,,,
가만히 차 안에 앉아 음악을 작게 틀어놓고
루프 통유리에 떨어지는 비를 올려다보는
낭만도 아주 그만인~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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