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 뒷좌석 쪽에서
심하게 덜컹거리는 소음과
바람이 들어올 때가 있었다.
커티 시 레버가 제대로 잠기지 않았겠거니
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지냈는데
점점 심해지는 걸 보니 무언가 일이 발생한 것 같다.
확인해 보니 내부 부싱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서
진동이 있거나 움직임이 있으면
유리와 쇠가 부딪히고 있었다.
겨울에 유리 깨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부싱은 재질이 플라스틱이라
오랜 세월 동안 경화와 부식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고무 부품들도 역시 다 떨어져 나가버렸다.
볼트 캡을 벗기고 분해를 하려고 시도했다.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분해를 해야 대책이 세워질 것이다.
어차피 부품 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여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안 풀린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바이스 플라이어로도
"안 풀린다."
더 이상 하다가는 유리 깨질 것만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다.
어차피 커티 시 레버는 다시 쓰지 못할 것이고,
순정 부품을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개조를 해야 한다면 일단 탈착해서 구조를 알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리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쇠톱으로
풀리지 않는 금속 부품들을 잘라내 준다.
부품도 상에서는 3번 핀을 빼면
분해가 어떻게든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분해한들 내외부의 9번 부싱을 구하지 못하면
다 부질없는 일이다.
일단 내장 트림 분해한다.
어떻게든 커티 시 레버 온전하게 분해해 보고 싶다.
하지만 힘들겠다...
가슴이 아파지는 사진이다.
운전석 쪽도 분해하다 안쪽의 레버가 완전히
부러져 버리는 대 참사가 발생했다.
이제
돌이 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부단히 머리를 쓰고 대체품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맘에 들거나 완벽해 보이는 부품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그랜드 카니발의 자동 쿼터 글라스를 보게 되었다.
르망 레이서는 뒷좌석이 있기는 하다만
대부분의 쿠페형 차량들이 그러하듯
사람을 태우는 공간은 아닌 것이다.
고로 뒷좌석에 있는 리어 쿼터 글라스를 열기 위해서는
시트를 접고 뒷좌석으로 기어 들어가 레버를 젖혀야 하는
고난이 따른다.
주행 중에 여닫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하여 전동 쿼터 글라스로 개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중고나라를 뒤져 괜찮은 제품을 바로 구했다.
인터넷에서 배선도를 찾아서
동작 테스트를 해본다.
잘 된다.
이제 르망에서 배선 작업을 미리 해두어야 한다.
날 풀리는 봄이 오면 바로 모터와 내장재 작업을 병행해야 하기에
서둘러야 한다.
메인 전원은 오디오에서 따왔고,
미등은 기어 박스에서 따왔다.
야간에도 작동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미등도 연결했다.
스위치는 여기에 장착했다.
고정 각도와 힘을 받지 못해서
기존 커티 시 레버 일부를 잘라서 보강을 했다.
버리지 않고 갖고 있길 다행이었다.
운전석도 마찬가지로 고정하고 마무리한다.
앞으로 유지 보수가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부품 구하기도 쉽고 카니발은 지천에 널려 있다~
내장 트림은 고정하기가 짜증 나서
떼어 버릴까 하다가 혹시 몰라
가공을 했다.
정확한 위치에 가공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나는 조각기가 없기 때문에...ㅠㅠ
플라스틱 칼로 대충 위치를 잡고 자르다가
가위로 마무리했다.
스위치는 야간에도 쉽게 작동하기 위해
미등 선도 연결해 주었다.
이제 주행 중에도 간단하게 창문을
열고 닫을 수가 있게 되었다.
아주 마음에 드는 DI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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