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3차 빌드업
(엔진 헤드 수리) 이후
즐거운 마음으로
콧노래를 룰루랄라 부르며
르망으로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에 주차되어 있는
르망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바닥 쪽이 이상하다.
무언가 많이 떨어져 있다.
만져보니 냉각수였다.
누수 부위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서
하부 쪽으로 기어들어가
사진을 찍어 보았다.
위치상으로는 엔진블록
뒤쪽 같은데,
더 이상 자세히 안 보인다.
고무호스가
어딘가 터졌다고 의심이 된다.
헤드 관련 부품 준비하면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부분이
바로 호스들이었다.
블록 뒤쪽으로는 그동안
한 번도 누수 관련 이슈가 없었기에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호스와 반도는 한번 풀고 다시 조일 때마다
누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그리고 구형 르망들은 반도 때문에
냉각수 누수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물론 구형 차량의 경우
그렇게 설계한 이유와 장단점은
분명 존재한다.)
서둘러 부품도를 보고
호스류들을 수급 시도한다.
빨간 동그라미의 호스들을
모조리 교환하려고 생각했었는데
구할 수 있는 건 17,25,26,34번이 전부.
17 - 히터 호스 INT
25 - OTLT 호스
26 - PIPE, RAD OTLT
34 - 냉각수 보조탱크는 교체 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바닥에 또 침전물이 생겨서
기분 나빠서
또~ 교체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고무가 심하게 삭아서
가루들이 나오는 것 같다.
부품이 도착했다.
주말을 기다린다...
그리고 주말이 되자 바로
일산으로 달려갔다.
정확한 누수 부위를 찾기 위해
1시간 정도 엔진을 식힌 후,
냉각수 보조 탱크에 압을 가해 본다.
시원하게 바닥에 왕창 지려 버린다.
의심되는 호스들 반도를 다시 한번
세게 조여 준다.
그래도 누수가 있다.
아무래도 위에서는 찾기
힘들어 보여서 일단 리프트에 올린다.
여기저기 살펴보다
범인을 찾아냈다.
재고가 없다고 구하지 못했던
20번 HOSE, RAD OTLT RR 이었다.
사장님이 다시 수소문해보니
다음 주 목요일에나 구할 수 있었다.
일단 반도를 꽉 조였으니
지난번처럼 질질 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주일 후
다시 수술 시작~
헤드 내릴 때 부품 미리 준비해서
같이 해달라고 했으면 간단했을 일을
머리가 나빠서 이렇게 꼭 두 번 세 번 일을 한다.
구형 대우 차량들은 정말
정비성이 거지 같아서 호스들 분리하는 데만도
몇 시간이 걸렸다.
잡았다 요놈!!!
호스 신품으로 교체하는 김에
이상이 없던 파이프라인까지
모조리 새 거로 교체했다.
아마도 오래된 차량들
대부분의 냉각수 호스 안쪽은
저렇게 되어 있을 것이다.
30년의 세월 동안
한 번도 교체가 된 적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뜯을 수 있는 건
다 뜯었는데도
손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두 명이 달려들어 겨우겨우 하나씩
조립이 이루어진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수급되는 호스들은
모두 교체를 하니 무언가
막혔던 것이 뻥 뚫린 기분이다.
파이프와 보조탱크는 잘 세척해
두었다가 나중에 요긴하게
쓰도록 해야겠다.
물론 그럴 일이 안 생기는 것이
최고로 좋겠지만...
이로써,
냉각수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사건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다시
착한 르망으로 돌아온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다.
새하얗고,
뽀얗고,
백옥 같은
보조통의 자태여~
새 거인 티를 내기 위하여
순정부품 라벨도 일부러
뜯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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