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히터 코어의
위생상태를 확인하고
사방팔방으로 청소방법을
고민했다.
완벽한 청소를 위해서는
송풍구 자체 케이스를 뜯어야 하는데
저기 안쪽 부분의 너트를
도저히 풀 방법이 없다.
구석에 꺾여 있는 구조라서
손가락 한 개도 잘 안 들어간다.
방법은
웜 기어를 완전히 분해해야 하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다.
뜯지 않고 청소하려면
구멍을 통해 최대한 방열판 닦고
바닥 긁어내고
떨어진 것들 빨아들이고
살균까지 해야 한다.
어느 날,
출근하려는데 와이프가 청소기
갖다 버리라고 내민다.
먼지통 뚜껑이 자꾸
떨어져서 그런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동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옳거니~ 하고 회사까지 가져와
어떻게 개조를 할까 연구를 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기름펌프!!!
(자바라 펌프라고도 부르던데
자바라가 왜인지 일본 말 같아,,,)
주름관 부분만 잘라서
이렇게 끼워 봤다.
다 좋은데 역동적인 청소를 하게 되면
주름관이 빠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브레이브 걸스라는 그룹의
역주행 기세가 심상치 않다.
내가 기억하는 브레이브 걸스는
예전 '하이힐'이라는 노래의 뮤비를
봤던 것과 멤버 유정의 리포터 시절
활동을 공중파에서 봤던 게 전부였다.
많은 시간이 지나
오늘 처음으로
'롤린'이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좋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뭐랄까? 흔한 아이돌 음악 정도(?)...
얼마 후,
그런데 미치겠다.
자꾸 귀에서 후렴구가 맴돈다.
뮤비를 찾아봤다.
이젠 춤까지 머리에 그려진다.
미친 중독성 같다.
아이돌 음악에는 관심이
없어진지 꽤 된 것 같은데
자꾸 궁금해지고 관심이 간다.
며칠 후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끝내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검댕들 제거 작업부터...
다이소에서 구입한
욕실 청소용 솔을 사용해
깨끗이 긁어낸다.
끝도 없이 계속 나온다.
파츠 클리너로 녹이고
안 쓰는 칫솔도 가져와 사용하고
L 렌치를 이용해 긁어 내기도 한다.
끝도 없이 계속 나온다,
노동요로 '롤린'을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다.
유퀴즈에 브레이브 걸스가 출연했다.
물론 생방으로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상하다.
그들의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나의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무한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정말 앞이 보이지 않던,
무얼 해야 할지,
무얼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도무지 모르겠던...
기존 플라스틱 부품을 줄톱으로 자르고
주름관을 일부만 잘라 연결한 후
좁은 공간을 자유롭게,
그리고 흡입력을 올리기 위해
지름이 더 작은 호스를 연결했다.
캠핑 가면 쓰려고
구입했던 전기 릴선인데
캠핑을 간 적이 없으니
당연히 지금까지
쓴 일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에서야 포장을 뜯어보았다.
30미터짜리로 주문했길 천만다행이었다.
빙~ 둘러서 르망까지 끌고 오니
딱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더라는,,,
긁어내고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고
천으로 닦아내고
다시 긁어내고,,,
무 한 반 복
.
.
.
.
.
.
.
무서운 역주행 기세를 보이던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이 마침내
국내 음원차트 퍼펙트 1위를 했다.
그리고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
살아오면서
어떤 연예인이 성과를 냈을 때
그런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정말 내 일처럼 기뻤다.
어쩌면
그들만의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에
어느샌가 나도 녹아들었나 보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이
무기력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진
나에게도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녀들을 보며
잊고 있던 노래가 생각났는데
바로 군가 '최후의 5분'이었다.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는 가사
'숨 막히는 고통도
뼈를 깎는 아픔도
.
.
.
버티고 버텨라...'
존버는 반드시 승리한다(?)
살균과 소독을~
"한경희 아줌마의 도움을 받자!"
이날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던 스팀 청소기
에바 클리너를 사용하려다
나중에라도
범용으로 사용 가능해 보여서
스팀 청소기를 구입해 놓았었다.
이렇게 돌아왔다.
정신없이 긁고
뜯다 보니 아래쪽 폼으로 된
몰딩까지 뜯어 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필터용 폼으로
메꿔 주었다.
히터 저항도
찌든 때 깨끗이 세척해 주고
자국만 남은 개스킷 제거하고
개스킷 새로 만들어 붙여
다시 장착해 준다.
신품 송풍팬도 장착해 주고
IAC 모터도 신품으로 장착
EGR 밸브도 잘 장착해 주고
진공 호스도 우레탄 호스로 장착
이렇게 해서
이번 작업 마무리.
그리고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만 같은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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