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레이서 틴팅 한 기록 - 2019. 5. 29
올드 카는 노틴팅이 진리, 간지, 감성 또는 갬성이라고
그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사실 그렇기도 합니다.
올드 카는...
타인이 봤을 때
내부가 훤히 보이고,
운전자와 동승자가 외부에서 선명하게 보이고,
운전자의 모습을 보며 나이를 가늠해 보기도 하고...
그러나 그런 감성을 만끽하는 것도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차량 몇 대를 번갈아 굴리는
리치 리치한 분들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 올드 한 차량 한 대를,
그것도 데일리로 운행하는 가난한 서민이자 빈민 같은 저에게는
한낮의 강렬한 자외선을 이기기 힘들고,
얼굴이 반쪽만 그을려서 외계인처럼 보이고,
반팔 티와 반바지를 입으면 역시 반쪽만 태닝이 되어
도저히 감성이고 나발이고 따지고 앉아 있기
민망해지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감성(욕심과 욕망)과 실용(현실)을 타협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올드 카는 여름이 오면 심각한 현자 타임을 겪고는 합니다 ^^;
사실 파주의 틴팅(선팅) 가게 여러 곳을 찾아다녀 보았습니다.
그런데 필름 가격을 떠나 왜 그리 공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인지
좌절하게 됩니다.
주된 이유로는 '가다'가 없어서 수작업으로 필름을잘라야 한다는 것.
(가다는 일본 말로 같은 형태의 물건을 만들어 내는 데 기본이 되는
금속이나 흙·종이로 된 본 또는 거푸집을 말합니다.)
주말에 들렀던 이 가게 사장님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분인 것 같습니다.
보자마자 "못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알고 있거나, 귀찮았거나 둘 중 하나였을 거라는 짐작만...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예전 탁자 유리 필름 작업한다고 들러서 선팅필름을 샀던
오래된 용품 가게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셨고 유쾌하셨던 기억이~
서둘러 그 가게로 향합니다.
사장님께 선팅 할 거라고 말씀을 드리니
역시 유쾌하게 견적을 내어 주시는데 제 귀를 의심합니다.
다른 곳에서 받았던 견적의 반값입니다.
오래된 차량이라고 반갑다고 더 싸게 해주신답니다.
필름도 같은 필름이고... 뭐가 다른 건지... 공임?
다른 곳은 가다가 없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힘들다고 했다고 하니
그냥 웃기만 하십니다. ( 그 웃음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겠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작업시간은 전면,측면,측후면 해서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다른 업체에서 말한 최소 3시간에서 반나절 보다 엄청나게
단축된 시간입니다.
그리고 측후면 유리는 다른 가게에서는 어렵다, 난도가 높다 해서
가격을 비싸게 불렀었는데 이곳 사장님은 그냥,,,
그것도 엄청 빨리하시네요 (@.@)
구형 르망의 사이드미러는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그래서 볼록 거울을 붙이고 다녔었는데
제 눈이 이상한 건지 가끔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하려고 보면
뒤에 오는 차량과 옆 차량이 잘 안 보이더군요
그래서 곡면 광각 미러를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불가능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유레카~
드디어 찾았습니다.
감동의 쓰나미~
사장님의 조언대로 혹시 몰라 종이에 본을 떠 놓습니다.
(빨리 붙이고 싶어서 였는지 조수석과 운전석 글씨 위치가 바뀐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훗 날 이것이 선팅 가게 들에서
그렇게 없다고 이야기하던 '가다' 가 될 것입니다.
추후 필름 제거 시 열선 파손이 싫어서 뒷 유리는 선팅 하지 않고
카센터에서 우연히 득템했던
자동으로 말리는 롤스크린을 임시로 설치했습니다.
양면테이프로 고정해서 열이 오르면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머리를 굴려서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르망 레이서 틴팅 하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2년 후 나 3년 후 필름 교체할 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